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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생명은 팩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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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기사입력 2020-08-06

나도 만 30년간 기자생활을 했고, 지금도 칼럼을 쓰고 있다. 글을 쓰는 게 읽는 사람은 쉬울지 몰라도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특히 민감한 현안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팩트가 틀리면 안 된다. 오보(誤報)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것은 당해 보아야 안다. 나는 조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가 청와대 민정수석에 있을 때부터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다.

조국이 최근 공개적으로 취재기자와 유튜버 등을 대상으로 민형사 소송을 하고 있다. 물론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장관까지 한 사람이 잇따라 소송을 한다는 게 바람직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조국도 피해를 보상받을 권리는 있다. 그 연장선으로 본다면 비난할 일만도 아니다. 언론도 문제가 없지 않다. 아니면 말고식 보도도 많이 한다. 인터넷 신문 뿐만 아니라 이른바 메이저 신문들도 그 대열에 합류한다.

나도 칼럼을 쓰는 입장에서 팩트를 가장 먼저 체크한다. 팩트가 틀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언론 보도를 참조한다. 내가 참조하는 기사가 틀렸다면 나도 틀린 내용을 내보내게 된다. 그래서 기사가 조금 허술하면 합리적 의심을 한다. 그렇게 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만약 오보를 내보냈다면 바로 정정해야 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그냥 놔두는 것이 대부분이다.

조선일보와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맞붙었다. MBC 검언유착 보도 전 대통령과 회의하고 방송관장하는 분이 전화했다는 권경애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조선일보는 윤 수석의 관련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신문은 윤 수석에게 확인차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다고만 덧붙였다. 일반 독자들은 윤 수석이 관련돼 있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조선일보는 6일자 1면 머리기사 '고위직, 한동훈 내쫓을 보도 나간다 전화'에서 MBC가 3월 31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취재협박 첫 보도를 하기 전에 '방송을 관장하는 분'으로부터 페이스북 글을 중단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권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화한 당사자로 윤 수석과 함께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거론했다.

권 변호사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으로 방송을 관장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기사 뒷부분에 "법조계에서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과 관련해 윤도한 수석과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거론됐다"면서 "윤 수석은 본지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게 전부였다.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매우 중요한 사안인 까닭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현안브리핑에서 "저는 권 변호사에게 전화한 적이 없다"면서 "저는 권 변호사를 알지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권 변호사와 통화한 사람은 한상혁 위원장으로 밝혀졌다. 조선일보는 이런 저런 이유를 대지 말고 윤 수석에게 사과하는 것이 맞다. 입장을 바꿔 놓으면 답이 나온다. 팩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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